2. 평범하다는 것

어렸을 때부터 없이 자라다 보니 은근히 욕심이 많았다. 차마 용기가 없어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 그러서인지 고등학교 때부터 돈을 많이 버는 사업가가 되고 싶었고 대학교 때도 그 은 계속되었다. 그런 마음으로 살다 보니,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며 살아왔. 감사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 종교적이라고 생각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취직도 했고, 열심히 일하다 보니 일 못한다는 소리를 듣지는 않았다. 딱 2년만 직장에 다니면서 작은 돈이라도 장사 밑천을 만들어 장사를 시작하는 것이 원래 목표였다. 2년 동안 월급을 모으면 리어카 장사라도 할 수 있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맘처럼 되지 않는 것인지, 의지가 약했던 것인지, 원래의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2년을 일하다 보니 어느새 직장생활에 젖어 들었고, 도전하고 싶었던 목표는 잊혀 졌다. 도리어 직장에서 열심히 해서 성공하는 것이 더 쉽겠구나 하는 치기까지 생겼다. 이제까지 그 직장에 다니고 있는 것을 보면 원래 의지가 약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그 때 직장을 그만두었으면 어떻게 되었을 까 싶기도 하다.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때의 직장생활은 나의 젊은 혈기를 발산하기에 좋은 터가 되어 주었다. 혼사 쓰기에는 부족하지 않은 돈도 벌고, 한 여자를 만났고 결혼도 생각하게 되었다. 흔히 듣고 보는 것 같은 그저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참 쉽게 평범하게 살았다. 평범한 삶은 쉽게 얻어지는 것만 같았다.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도전하지 고, 내가 평범한 삶을 선택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냥 머물러 있는다고 평범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란  금세 알게 되었다. 결혼하고 딱 여섯 달이 지났을 때였다. 어느 토요일 아침, 아내는 전화를 받고 울고 있었고, 나는 그 전화에서 아내가 큰 병에 걸렸다는 소리를 들었다.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유명하다는 내과에서 검사를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조직검사까지도 했어야 했던 것이다. 불안해하는 아내를 친정으로 데려 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 어떻게 운전을 했는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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